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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전자기기의 열 문제 해결사: 105배 효율의 매니폴드-모세관 기반 칩 냉각 기술

by All About World 2025. 5. 12.

현대 전자기기의 최대 적은 바로 '열'입니다. AI 프로세서부터 고성능 GPU, 전기차 전력 모듈까지 첨단 기기들이 점점 더 작아지고 강력해지면서 발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최신 반도체 칩의 성능과 수명을 위협하는 이 '열'과의 전쟁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올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도쿄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매니폴드-모세관 구조를 활용한 2상 냉각 기술은 기존 대비 무려 105배 높은 효율을 자랑하며, 차세대 전자기기 냉각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성능 AI칩과 냉각


전자기기와 열: 숙명적 관계

현대 전자기기는 '소형화'와 '고성능화'를 향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열' 문제입니다.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밀집된 회로에서 전자가 이동하며 발생하는 열은 장치의 성능 저하와 수명 단축을 초래합니다.

특히 고집적 반도체일수록 좁은 공간에 열이 집중되는 '핫스팟' 현상이 심화되고, 이는 반도체의 오작동과 수명 단축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이유로 구글, 엔비디아, 삼성 등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효과적인 냉각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성능 전자장치에서 발생하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첨단 기술 발전의 속도는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 열 관리 전문가


기존 냉각 기술의 한계

지금까지 사용되어 온 단일상 냉각(single-phase cooling) 방식은 물의 비열을 이용해 열을 흡수하고 외부로 방출하는 구조였습니다. 이 방식은 일정 수준의 발열까지는 효과적이었지만, 최신 고성능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고밀도 열을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에 대안으로 등장한 2상 냉각(two-phase cooling) 기술은 액체의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잠열(latent heat)을 활용해 더 많은 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물의 잠열은 비열의 약 7배에 달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2상 냉각은 단일상 냉각보다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2상 냉각 기술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액체와 증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유동패턴의 불안정성
  • 좁은 채널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압력강하
  • 국소적인 건조(dry-out) 현상으로 인한 열전달 효율 저하
  • 마이크로채널에서의 증기 팽창과 흐름 막힘 현상

특히 마이크로채널에서는 증기의 급격한 팽창과 흐름 막힘이 열 제어의 일관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도쿄대학의 혁신적 냉각 시스템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도쿄대학교 마사히로 노무라(Masahiro Nomura) 교수 연구팀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냉각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매니폴드 구조와 모세관 효과를 결합한 임베디드 2상 냉각 방식으로, 기존 냉각 기술보다 무려 105배 높은 성능지수(COP: Coefficient of Performance)를 달성했습니다.

매니폴드-모세관 구조는 얇은 액체막과 안정적인 증기 코어 형성

연구팀이 개발한 냉각 시스템은 마이크로채널 히트싱크와 마이크로필라(micropillars)를 결합한 설계로, 얇은 액체막 증발을 강화하고 2상 유동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며 국소적 건조 문제를 완화합니다. 또한 3차원(3D) 매니폴드 유체 통로를 통해 냉각제를 마이크로채널로 효율적으로 분배합니다.

"우리의 연구는 두 가지 주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첫째, 2상 유동의 불안정성과 둘째, 국소적 열건조 현상입니다. 매니폴드와 모세관 구조의 결합을 통해 이 두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 마사히로 노무라 교수

마이크로채널 층과 매니폴드 층을 결합한 마이크로유체 디바이스냉각 장치


매니폴드-모세관 구조의 원리와 작동 메커니즘

연구팀이 제안한 냉각 솔루션은 두 가지 핵심 구조의 결합입니다.

매니폴드 분배층의 역할

매니폴드 분배층은 냉각수를 병렬 마이크로채널로 고르게 분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유속을 낮추고 압력강하를 줄여, 냉각수가 특정 구역에만 몰리지 않고 균일하게 흐르도록 합니다. 결과적으로:

  • 유속이 과도하게 빨라지는 현상 방지
  • 압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 해결
  • 일부 구간의 과열 방지
  • 드라이아웃(dry-out) 현상 효과적으로 차단

이는 임계열유속(Critical Heat Flux)을 크게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마이크로필라의 모세관 효과

마이크로채널의 측벽에 설치된 마이크로필라는 모세관 효과를 유도하여 얇은 액체층(thin-film)을 유지합니다. 이 미세 구조는 모세관 작용을 통해 냉각수가 벽을 따라 얇게 퍼지도록 도와줍니다. 이를 통해:

  • 증발이 매우 효율적으로 일어나 열을 빠르게 제거
  • 증기와 액체를 효과적으로 분리
  • 국소적인 열건조 현상 억제
  • 불규칙한 증기 흐름 정돈

냉각 기술의 성능 및 적용 분야

놀라운 성능 향상

연구팀이 개발한 매니폴드-모세관 구조 기반 냉각 시스템은 기존 냉각 기술과 비교해 놀라운 성능 향상을 보여줍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105에 달하는 성능지수(COP)입니다. 이는 냉각에 소비되는 전력 대비 제거할 수 있는 열량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존 기술 대비 수백 배 이상 향상된 수치입니다.

매니폴드-모세관 구조는 얇은 액체막과 안정적인 증기 코어 형성을 통해 기존 2상 냉각 기술 대비 임계열유속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불안정한 2상 유동 패턴을 제어하고 국소적 건조 현상을 방지함으로써 균일하고 안정적인 냉각 성능을 제공합니다.

적용 가능한 분야

이 혁신적인 냉각 기술은 다음과 같은 분야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 AI 프로세서 및 GPU: 딥러닝과 같은 고성능 연산을 수행하는 AI 칩의 열 관리
  • GaN 및 SiC 기반 전력 반도체: 차세대 고효율 전력 반도체의 안정적 동작 지원
  • 고집적 메모리: 초고속, 대용량 메모리의 발열 문제 해결
  • 전기차의 파워 컨트롤 유닛: 전기차 핵심 부품의 열 관리로 성능과 수명 향상
  • 데이터센터 서버: AI 워크로드로 인해 발열량이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매니폴드-모세관 냉각 구조의 장점


미래 전망과 산업적 의의

노무라 교수는 "현대의 전력 반도체와 AI 칩은 점점 더 많은 연산과 출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발생하는 열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 시스템이 고발열 소자들이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열 관리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냉각 기술의 산업적 의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AI 및 고성능 컴퓨팅 발전 가속화: 열 제한으로 인한 성능 병목 현상 해소
  2. 전자기기 수명 연장: 과열로 인한 성능 저하 및 고장 방지
  3. 에너지 효율 증가: 냉각에 소비되는 에너지 대폭 감소
  4. 소형화 가능: 동일 성능에서 더 작은 냉각 시스템 설계 가능
  5.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향상: 냉각에 소비되는 에너지가 감소하며 탄소 배출량 감소

또한, 이 기술이 저전력 마이크로펌프와 결합될 경우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고발열 전자장치의 냉각 문제를 해결한 차세대 표준 기술이 될 가능성도 큽니다.


결론: 열 문제 해결로 전자기기의 새로운 지평 열다

전자기기가 소형화와 고성능화의 길을 계속 걸어가는 동안, '열' 문제는 가장 중요한 기술적 과제로 남을 것입니다. 도쿄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매니폴드-모세관 구조 기반 냉각 시스템은 기존 냉각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세대 전자기기의 열 관리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105배라는 놀라운 효율 향상은 전자기기의 성능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뿐만 아니라, 냉각을 위해 소비되는 에너지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환경 친화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향후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AI, 자율주행, 5G/6G 통신,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분야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전자기기의 등장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차세대 기술의 한계를 결정짓던 '열'과의 전쟁에서, 우리는 드디어 결정적인 승기를 잡게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